삼성전자 범용 D램 공급 부족 장기화 속 HBM 증설 가능한가
삼성전자 범용 D램 공급 부족 장기화 속 HBM 증설 가능한가
최근 시장에서 주목받는 핵심 질문은 하나다. 삼성전자가 HBM 생산을 확대하면서도 DDR5 등 범용 D램 공급을 동시에 늘릴 수 있을까.
삼성전자 HBM 증설에 범용 D램 공급 부담 커져
KB증권은 9월 22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HBM 매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범용 D램의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웨이퍼 기준 월 D램 생산능력(CAPA)은 2026년과 2027년에 각각 전년 대비 14%, 1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생산능력 자체가 늘어나는 것과 범용 D램 공급량이 같은 비율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핵심이다.
HBM 생산에 필요한 생산라인과 후공정 자원이 확대되면서 전체 D램 생산능력 가운데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전체 D램 CAPA에서 HBM 비중이 2026년 약 33%에서 2027년 약 4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범용 D램의 비중은 같은 기간 65%에서 59%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즉, 삼성전자가 D램 생산능력을 늘리더라도 그 증가분 상당수가 HBM과 서버용 고부가 메모리에 배정된다면 일반적인 DDR4·DDR5 등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DDR5 공급 부족이 장기화되는 이유
현재 메모리 시장에서 특히 주목되는 제품은 DDR5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가 확대되면서 서버용 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은 DDR5 리드타임이 최대 52주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상적인 시장의 리드타임이 약 6주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긴 수준이다.
삼성전자 역시 2026년 하반기 메모리 시장에서 서버 중심의 수요가 강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인프라 투자와 에이전틱 AI 확산에 따라 서버 D램과 HBM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공급 제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스마트폰이나 PC 시장의 메모리 수요가 일부 둔화하더라도 AI 서버가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면서 전체적인 메모리 공급 부담을 완화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왜 HBM 증설에 집중하나
HBM은 일반 D램보다 AI 가속기와 GPU에 적합한 고대역폭 메모리다. AI 모델의 연산량이 급증하면서 GPU와 함께 사용되는 HBM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했다. 2026년 2월 삼성전자는 6세대 HBM인 HBM4를 양산 출하했다고 발표했으며, HBM4에 최선단 1c D램 공정과 파운드리 4나노 공정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전자는 2026년 HBM 매출이 2025년보다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HBM4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28년부터 본격 가동될 평택사업장 2단계 5라인도 HBM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에 맞춰 HBM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HBM과 범용 D램을 동시에 증설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지만 단기간에 충분한 규모로 동시에 확대하기는 쉽지 않다.
HBM은 단순히 D램 웨이퍼 생산량만 늘린다고 완성되는 제품이 아니다. 여러 개의 D램을 적층하고 패키징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공정뿐 아니라 후공정과 패키징 생산능력도 중요하다.
따라서 HBM 수요가 급증할 경우 삼성전자는 제한된 생산자원을 HBM에 우선 배분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일반 D램에 투입되는 생산 여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DDR5 모듈과 SSD 생산의 일부를 외부 업체에 맡기면서 내부 생산자원을 HBM과 고부가 메모리에 집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는 생산 효율을 높이는 방법인 동시에 HBM 증설이 기존 메모리 공급 구조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HBM 증설의 변수는 생산라인과 패키징
앞으로 삼성전자의 HBM 생산 확대를 좌우할 핵심 변수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선단 D램 생산능력이다. HBM4에는 삼성전자가 1c D램 공정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선단 공정의 안정적인 생산과 수율 확보가 중요하다.
둘째는 HBM 패키징 능력이다. HBM은 여러 개의 메모리를 적층해야 하기 때문에 웨이퍼 생산만 늘려서는 최종 공급량을 크게 확대하기 어렵다.
셋째는 고객사의 장기 공급계약이다.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메모리 장기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부 고객과는 이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장기계약이 확대되면 삼성전자는 향후 수요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어 생산시설 투자와 CAPA 배분을 보다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HBM4E와 차세대 메모리가 새로운 변수
삼성전자의 HBM 증설은 HBM4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2026년 하반기 HBM4E 샘플을 출하할 계획이며, 2027년부터는 고객 요구에 맞춘 Custom HBM 샘플링도 시작할 계획이다.
이는 향후 AI 반도체 시장에서 HBM의 제품 종류와 고객 맞춤형 생산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문제는 HBM 제품이 고도화될수록 생산 공정과 패키징 기술도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HBM 수요가 증가하면 범용 D램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상대적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범용 D램 가격 상승 가능성도 주목
공급 부족이 장기화되면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KB증권은 범용 D램의 공급 증가 속도가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가 이어질 경우 2026년 3분기와 4분기 범용 D램 가격이 두 자릿수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메모리 가격은 AI 서버 투자뿐 아니라 스마트폰·PC 출하량,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 제조업체의 생산계획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향후 가격 상승 폭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삼성전자 HBM 증설과 D램 공급 부족의 의미
현재 메모리 시장은 과거처럼 단순히 'D램 생산량을 얼마나 늘리느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AI 시대에는 같은 D램 생산능력이라도 HBM, 서버용 DDR5, 일반 PC·모바일용 메모리 등 어떤 제품에 배분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체 D램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HBM 생산도 늘리고 있지만, AI 시장의 성장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범용 D램 공급 부족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삼성전자뿐 아니라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도 AI 서버용 메모리 시장에 생산자원을 집중하고 있어 글로벌 메모리 공급 구조 자체가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결론: HBM 증설은 가능하지만 범용 D램 부족과 함께 가야 한다
삼성전자가 HBM 생산을 확대하는 것은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HBM4 양산을 시작했고 HBM4E와 Custom HBM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HBM 생산을 빠르게 확대할수록 범용 D램에 투입할 수 있는 생산자원과 패키징 역량이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메모리 시장의 핵심은 '삼성전자가 D램 생산능력을 얼마나 늘리느냐'보다 '늘어난 생산능력을 HBM과 범용 D램에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될 전망이다.
AI 산업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HBM 수요가 증가한다면 삼성전자는 HBM 증설을 계속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평택 등 신규 생산시설과 후공정 투자가 본격화되면 범용 D램 공급 부족을 완화할 여지도 생긴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HBM 확대와 범용 D램 공급 부족이 동시에 나타나는 시장 구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신규 생산시설의 가동과 생산성 향상이 공급 문제를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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